<목제주령
구(木製酒令具)>
1975년 경주 안압지
연못 바닥에서 발견된 것으로 높이 4.8 cm 의 사진과 같은 물체로 정사각형이 6면 삼각형에 가까운 육각형 면이 6개 총 14면
체로 굴릴 수 있도록 나무로 제조되었다. 각 면에는 술을 흥미롭게 마실 수 있도록 벌칙이 한문 해서체로 분명하게 기록되어 있어
여럿이 술 마실 때 유흥의 기구로 사용하던 술을 마시게 하는 놀이기구로 추측된다.(안압지발굴조사보고서 1978,
pp407~409) 이것은 영구 보존을 위해 처리하던 중 화재로 인해 안타깝게도 소실되었고, 그 사진을 토대로 모조품을 만들어
현재 경주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이것이 ‘목제주령구(木製酒令具)에 대한 기본 설명이다.
목제주령구를 이용해서 지금 게임을 한다면 십중팔구 게임의 참가자는 모두 죽음을....ㅠㅠ
※ 4각형에 기록된 여섯 면의 의미.
1.禁聲作舞(금성작무) 소리 내지 않고 춤추기.
이것은
당시에 불려 진 노래나 향가, 대중가요가 있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고, 술자리에 연주 될 만한 악기들, 가야금, 거문고, 대금,
등 악기 연주가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연주나 노래 반주 없이 춤을 추어서 유흥을 돋우기 위한 벌칙이 아닌가 한다. 신라인의
호탕한 풍류와 멋을 엿볼 수 있다. 이때 유행하는 춤은 어떤 것이었을까? 처용무, 신라인의 추석의 유래에서도 아낙네들이 두 편으로
나누어 배짜기 대회를 진자가 이긴 자에게 술과 음식을 대접하고 온갖 가무들이 일어나고 회소 회소라고 회소곡을 불렀다는 것을
상기해보면 신라인의 멋과 풍류가 다시 한 번 떠오른다. 이런점을 유추해 볼 때 온갖 즉흥적인 춤들이 생겨났을 것으로 추측된다.
2. 衆人打鼻(중인타비) 여러 사람 코 잡고 퉁기기.
이 조항은 여러 사람들이 코를 퉁기기이다. 실지 여러 사람이 한 사람의 코 부분은 세게 때리거나 퉁기면
코피가 쏟아지거나 멍이 들고 유흥이 지속되기 힘들다. 우리가 유추해 볼 수 있는 벌은 양손가락 사이로 코를 잡고 당기면 눈물이 핑
돌 정도로 아픈데 아마 이것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이것은 있을 수 있는 벌이다. 코 잡고 벌주기의 유래가 신라시대부터 비롯된
것은 아닐까? 학교 다닐 때 선생님에게 코를 잡히는 벌을 당해 본 경험이 있다. 확실하지는 않지만 술 먹는 사람에게 돌아가면서 코
잡히기가 될 것이다. 아니면 행운의 표시로 돌아가면서 여러 사람들의 코를 잡아 당겼을 수도 있다. 이것은 나이나 직위 고하를
떠나서 하나가 되게 하는 유흥의 수단일 수 있다.
3.飮盡大笑(음진대소) 술을 다 마시고 바로 크게 웃기.
‘술 다 마시고 크게 웃는다’는 것은 어떤 벌일까? 한 잔 가득한 술을 한꺼번에 마시고 바로 크게 웃기란
쉬운 것이 아니다. 어느 정도의 양을 한꺼번에 마신다는 것일까? 술잔의 크기가 있거나 자기 앞에 있는 술을 다 마신다거나 하는
것일 수 도 있겠다. 가득한 술을 한꺼번에 마시면 숨이 가쁘다. 바로 크게 웃을 수 있을까? 실지 해보면 토하거나 우스꽝스러운
모양이 나올 수 있다고 추측 된다.
4. 三盞一去(삼잔일거) 한 번에 술 석 잔 마시기.
이것은 술 세 잔을 마시고 한 발로 걷기라고 추측하는 것도 있을 수 있고, 술 석 잔을 연거푸 마시기라고
추측 할 수도 있다. 잔 세 개를 가지고 한 번에 마시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경우의 수를 총동원해 보아도 한 번에 술
세잔 먹기가 타당할 것 같다.
5. 有犯空過(유범공과) 괴롭혀도 가만히 있기.
직역하면 ‘범함이 있어도 허물이 없다’라는 의미이다. 여러 가지 경우의 상황을 고려해 보면 ‘야자타임’
같은 것일 수도 있겠다. 여러 가지로 괴롭혀도 가만히 있기, 등으로 유추될 수 있다. 있을 수 있는 벌이고 벌의 상황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6. 自唱自飮(자창자음) 스스로 부르고, 스스로 마시기.
이것은 무엇을 부른다는 것일까? 스스로 노래를 부른다. 스스로 자기를 부른다. 노래와 창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 하여튼 혼자 노래 부르고 혼자 마신다는 의미일 수 있다. 다른 것은 곡이 정해지는 것인데 이것은 정하지 않았다는
것이 다르다.
※ 6각형에 기록된 여덟 면의 의미
7.曲臂則盡(곡비즉진) 팔을 뒤로 구부리고 술 다 마시기.
팔을 굽히고 다 마시기, 오늘날 술자리의 러브 샷, 그러나 그렇게 와 닿지 않는 벌이다. 두 팔을
뒤로해서 술을 다 마시기 정도로 하면 어떨까? 손을 쓰지 않고 팔을 뒤로해서 입으로만 술을 모두 마시는 것은 있을 수 있는
벌이라는 생각이 든다.
8.弄面孔過(농면공과) 얼굴 간질러도 꼼짝 안기
가면을 쓰고 구멍을 통과하기. 얼굴을 희롱하며 구멍으로 지나가기
9.任意請歌(임의청가) 누구에게나 마음대로 노래시키기
임의대로 노래 청하기 그 당시 노래는 어떤 것들일까?
10. 月鏡一曲(월경일곡) 월경 한 곡조 부르기
월경이란 노래 한 곡하기.
11. 空詠詩過(공영시과) 시를 읊으면 그냥 지나가기
고시를 읊으면 그냥 지나가기 차례대로 술을 먹어야 하나 시를 읊조리면 그냥지나가기
12. 兩盞則放(양잔즉방) 술 두잔 마시고 해방되기
술 두잔 마시면 내버려 두기
13. 醜物莫放(추물막방) 더러운 물건을 버리지 않기
무엇일까? 소지하고 있는 더러운 물건을 술에 빠뜨리고 그냥 마시게 하기와 같은 일종의 유흥수작으로
판단된다.
14. 自唱怪來晩(자창괴래만) 스스로 괴래만을 부르기
괴래만이란 노래가 있었을 듯하다. 그러나 그 구체적인 노래를 발견해 낼 수 없다. 제목으로 보아
유머가 있고 좀 괴이한 노래의 성격일 것 같다.
출처: http://viaminwoo.tistory.com/53 (가을바람)